끝 중의 끝에 다다른 이 시점에 와서도 기어이 나를 하루라도 피곤하게 하지 않으면 못 견디겠다는 듯이 압박해오는 과제, 수업, 진도들...... 이 노래는 나를 들들 볶는 수업 중 하나, 유일한 교양과목 [전쟁과 평화]에서 줏어 들은 곡이다.
이 교수님은 수업 준비도 많이 해오고 아는 것도 많은 것 같고 가끔 웃긴 소리도 하고 또 가끔 감정이 드러나는 소리도 하지만 거의 시종일관 마이페이스다. 난 ㅈㅅㅌ같이 캐흥분했다 분위기 잡았다 다시 ㄱㅈㄹ했다 시니컬했다, 하는 기복 심한 교수보다 이런 교수들이 끝나고 나면 더 마음에 걸린다. 물론 수업의 내용과는 별개로, 교수님의 수업방식이나 수업 시간에 했던 소소한 이야기들, 분위기들 말이다.
이 노래는 <약자의 무기>라는 수업할 때 출석 부르면서 튼 노래다. 왜 이렇게 정확히 기억하고 있냐면 당연히 내가 필기해놨기 때문이다. ㅋㅋㅋ 안 그럼 어떻게 정확히 알어. 어림 없지. 물론 거기에 더해서 이 정확한 기억의 연유는 그 날, 나의 극점까지 치달은 짜증지수에서 찾을 수 있다.
밥도 못먹고 냄새나는 버스에 시달리다 허겁지겁 교실에 들어와보니 수업을 들으러온 건지 과자 처드시면서 분탕질을 하러 온 건지 알 수 없는 짓거리를 하는 무리들이 아침부터 도처에 깔린 건 뭐고, 아직 안 들어온 교수는 또 뭔지 알 수 없는 날이었다. 거기에 밤새도록 모니터를 보느라 수고했던 눈알마저 영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지 끈기있게 메롱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.
바로 그 상태에서 10분 늦게 들어온 교수가 가방을 내리자마자 이 노래를 온 복도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튼 것이다.
아, 물론 거기까지도 참을만 했다. 난 밥먹듯이 빼먹는데 어쩌다 늦게 들어올 수도 있지 뭘. 이 노래도 틀자마자 골이 울렸지만 같이 틀어준 ppt에 적힌 가사가 흥미로워 참을만 했다. 그런데...... 그 아수라장에서 홀로 고고히 출석을 부르기 시작하는 건 뭡니까, 교수님. -_- 교수님 -_-? BGM을 깔고 싶으시면 볼륨을 줄이던가, 아니 뭘 수습을 좀 하고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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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이가 반푼쯤 잘려나갈 무렵, 한 이름 모를 용자가 기어이 "교수님! 음악 볼륨 좀 줄여주십시오. 교수님 목소리가 잘 안 들립니다!" 소리 치기에 이르렀다. 잠시 허허로운 표정으로 그 용자를 지그시 쳐다보던 교수님, 그러나 용자에 대한 가타부타 말도 없이 어디서 개가 짖느냐는 식의 마이페이스로 기냥 다음 사람 이름을 다시 부르기 시작. ......응? 이렇게 그냥 다시 시작?-_-_-_-_-_-?????? 이 이게 무슨.......이걸...... 뭐라고 해야 하...나................. 그러니까 우리보고 닥치고 노래를 들으라고 아니 출석에 집중 아 아니 떠들지 말라고...... 뭐, 뭘하라는 건가여.
이 냥반, 대체 뭣땜에 삐진 건가여?!!?!!!!!
결국 그 날 수업은 별다른 고지 없이 그냥 연장 15분. ㅋㅋㅋㅋㅋㅋ 교수님은 삐진 게 풀어졌는 지 어쨌는 지 전혀 알 수 없는 그만의 페이스로 시종일관 수업을 유지했다.
네.
어쨌든. 수업 잘 듣고 있습니다, 교수님. -귀여워여. (진심) 그니까 ppt 좀 한글로 써오세여.
버전이 세계 각국 언어로 수십 개가 되나 내 스타일은 ↑이런 식. ㅋㅋㅋㅋ 거리를 걸으며 바이올린이고 트럼펫이고 들고 부는 것도 좋았다. 다같이 모여서 춤추는 것도 좋았고.
Una mattina mi sono alzato, 어느 날 아침 일찍
O bella ciao, bella ciao, 오, 내 사랑 내 사랑
Bella ciao, ciao, ciao, 나의 사랑아
Una mattina mi sono alzato, 어느 날 아침 일찍
E ho trovato l'invasor. 우리는 침략자를 맞으러 간다
O partigiano portami via, 빨치산들이 나를 데려가네
O bella ciao, bella ciao, 오 내 사랑 내 사랑
Bella ciao, ciao, ciao, 나의 사랑아
O partigiano portami via, 빨치산들이 나를 데려가네
Qui mi sento di moror.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네
E so io muoio da partigiano, 내가 죽거든
O bella ciao, bella ciao, 오 내 사랑 내 사랑
Bella ciao, ciao, ciao, 나의 사랑아
E so io muoio da partigiano, 내가 죽거든 빨치산이여
Tu mi devi seppellir. 나를 묻어주오
E seppellire sulla montagna 산 아래 예쁜 꽃 그늘에다
O bella ciao, bella ciao, 오 내 사랑 내 사랑
Bella ciao, ciao, ciao, 나의 사랑아
E seppellire sulla montagna 내가 죽거든 산 아래 예쁜 꽃 아래
Sott l'ombra di un bel fior. 나를 묻어주오
Casi le genti che passeranno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갈 때
O bella ciao, bella ciao, 오 내 사랑 내 사랑
Bella ciao, ciao, ciao, 나의 사랑아
Casi le genti che passeranno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갈 때
Mi diranno ≪che bel fior≫.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볼 테지
E questo e il fiore del partigiano 그 꽃은 빨치산의 꽃이라고 말해주오
O bella ciao, bella ciao, 오 내 사랑 내 사랑
Bella ciao, ciao, ciao, 나의 사랑아
E questo e il fiore del partigiano 그 꽃은 자유를 위해 죽은
Morto per la liberta. 빨치산의 꽃이라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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